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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일 글쓰기 챌린지

18일 <벌레 애호가에게는 미안할 포스팅>

by 햅삐한 햅삐민 2024. 1. 18.

나는 벌레가 싫다. 아주 끔찍하게 싫다. 어느 정도냐면 혐오한다. 특히 바퀴벌레를 싫어한다.

 

내가 좋아하는 벌레라곤 무당벌레가 전부다. 약간의 애정이지만 지렁이도 좋아한다. 또 약간의 애정인데 벌도 좋아하는 것 같다. 아 맞다. 얘네는 곤충이다. 곤충과 벌레의 차이는 뭘까?

 

지금 검색해 보니 블라블라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결론은 이렇다. 곤충을 벌레라고 할 수는 있지만, 벌레를 곤충이라고 할 수는 없단다.

 

아무튼 내가 호감을 느끼는 쟤들의 공통점이 보이는가? 그들은 어쨌든 아주 이로운 생물체로 유명하다는 사실이다. 그렇다고 이 호감은 쟤들을 품어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. 기꺼이 만질 수 있는 건 무당벌레뿐이다. 사실 무당벌레는 귀여운 것 같다.

 

오늘 OCN에서 영화 맨인블랙 특집을 했다. 1편 빌런이 바로 저 벌레 외계인이다. 그 종족은 모든 걸 파괴하는 아주 극악무도한 종족으로 나온다. 바퀴벌레의 속성을 가진 외계인이니 그 강력함이 상상이 간다.

 

벌레에 대한 혐오는 전 세계 공통인 것 같다. 아무래도 그것은 해충이다. 나쁜 병을 유발하고, 세균을 옮기며, 지저분한 곳에 주로 나타난다. 벌레는 사체와 같은 죽음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. 그러니 사람이 벌레라는 걸 혐오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. 그게 선천적인 것인지 예부터 전해지는 유전적 학습 효과인지 나는 모른다.

 

바퀴벌레가 멸종하면 어떻게 될지 짧게 검색해봤다. 나는 이 하찮고도 무시무시한 혐오감을 주는 존재가 정말로 필요 없는 존재인지 알았더니 또 검색 결과는 그게 아니다. 이들은 지구에게 있어 아주 유용하고 부지런한 청소부란 것이다. 더불어 다른 상위 포식자의 먹이이기도 하니 사람 욕심으로 이를 멸종시켜선 안 된단다.

 

그런데

 

바퀴벌레를 멸종시키겠다고 마음 먹는다고 그게 가능할까? 절대 안 될걸.

 

어쨌든 이 지구상에 쓸모없는 생물체란 없는 것 같다. 모기도 바퀴벌레도 이 생태계에서 제 역할이 있으니까.

 

그럼에도 벌레에 대한 혐오는 멈출 수 없다. 나는 뼛속까지 도시사람이다. 내가 겪은 시골은 놀러 갔을 때 머문 숙소뿐이다. 그러니 벌레와 평생 가까워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.

 

벌레와 나, 우리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만 싶다. 나는 나의 유토피아가 있고 그들은 그들의 유토피아가 있다. 우리들의 유토피아가 겹치지 않길 바라며 오늘도 집 청소를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