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는 평발이다. 그럼에도 걷는 걸 아주 좋아한다.
어릴 때엔 조금만 오래 걸어도 발에 온갖 물집이 다 잡혔었다. 물집으로 인한 큰 흉터가 아직까지 남아있기도 하다. 그럼에도 어쨌든 걷는 걸 좋아했던 것 같다.
걷는 걸 더 즐기게 된 것은 강아지를 키우면서부터였다. 이사를 할 때는 집 근처에 공원이 있는지를 고려했다. 작은 치와와였지만 그 아이도 산책을 아주 좋아했다. 아침저녁으로 두 번씩 산책을 즐기는 일상은 날씨와 계절을 느끼게 한다. 소중한 기억들이다.
운동을 위해 걷기도 하고 트레킹하며 걷기도 하지만, 목적 없이 동네를 산책하는 것도 좋아한다. 익숙한 거리를 걷는 것은 묘한 힐링이 된다.
동네지만 잘 가보지 않았던 골목을 다니는 것도 좋아한다. 이런 곳에 이런 가게가 있었구나, 배달 어플로 봤던 가게가 여기에 있었구나 등등 별로 영양가 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다. 하지만 그 자체가 즐겁다.
나는 아무리 봐도 실내에서만 지낼 수는 없는 사람 같다. 바람을 맞고 사람을 지나치고 풍경을 느끼는 게 정말 좋다. 한겨울 한파가 오면 일상이 심심해지는 것이 그런 탓이다. 그럴 땐 아무리 나라도 문밖을 나서기가 싫어진다.
음악을 듣거나, 오디오북을 듣거나, 혹은 이어폰 없이 외출하거나, 무엇이 되었든 나는 산책이 즐겁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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